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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칼럼

카카오 주가 전망 : 본격적인 규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by 동탄참새 2021. 9. 11.


안녕하세요. 동탄참새입니다.

연일 카카오 규제와 관련하여 많은 정보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여러 전망이 존재했는데요. 최근에는 아래와 같이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긍정적인 스탠스가 많이 나오고 있는듯 합니다.


과연 증권가 전망대로 투자자들의 과대해석일까요? 규제 내용 하나만 놓고보면 그 관점이 설득력있습니다.
그러나 저 동탄참새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이번 카카오 규제는 단발성이 아니라, 계속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규제 이면의 배경을 이해하시면 제가 왜 이렇게 말씀드리는지 공감하실겁니다. 아래에서 계속 설명하겠습니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이 이윤을 내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은 송금/결제를 통해 이용자를 모은다.
(2) 이용자들에게 대출과 투자, 보험과 같은 금융상품을 제공하며 이윤을 취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건,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카카오는 광고 형식으로 금융상품 등을 판매하고 수수료를 취하고 있는데요. 금융당국은 이러한 행위를 '광고' 가 아닌 '중개' 행위로 해석하고 금융소비자보호법에 의해 시정 명령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용자들한테 맞춤형 금융상품을 광고인양 제공해서 가입 유도하지말라는 것이죠.
증권가에선 이정도 규제가 이렇게까지 하락 일이냐!? 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 그렇지만···. 여당의 심상치않은 움직임


추가적인 규제가 있을거라 예상하는건, 여당의 발언 강도가 생각보다 상당히 강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7일 여당은 카카오에 총구를 겨눴습니다. 송갑석·이동주 의원이 ‘118개 계열사를 거느린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및 골목상권 생태계 보호 대책 토론회’ 를 열고 본격적으로 카카오의 행태를 비판한 것인데요.


송갑석 의원은 “혁신과 성장의 상징이었던 카카오는 소상공인에게 높은 수수료를, 국민에게는 비싼 이용료를 청구하며 이익만 극대화하는 ‘탐욕과 구태’의 상징으로 전락했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카카오의 무자비한 사업확장의 문제를 강력히 지적하고,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이어진 민주당 인사들의 발언 강도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송영길 대표는 “2015년 45개였던 카카오그룹 계열사는 2020년 118개로 증가했다”며 “카카오 성공 신화의 이면에는 무분별한 골목상권 진출, 시장 독점 후 가격 인상과 같은 시장 지배의 문제가 숨어있다”고 했습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입점 업체에 대한 지위 남용과 골목 시장 진출, 서비스 가격 인상 시도까지 카카오의 행보 하나 하나가 큰 우려를 낳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러한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처음에는 낮은 단가, 무료 서비스로 업체와 이용자들을 모으면서, 결국 시장점유율을 독점하면 서비스를 유료화하고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시장 독점 행위”라고 했습니다.


민주당은 왜 이렇게 카카오에 독한 소리를 하는걸까요? 카카오 외국인 매도세와 맞물린 배경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 외국인 매도세 배경 : 미국 반독점 규제의 현대화


이러한 민주당의 스탠스로 카카오에는 3거래일째 외국인 매도세가 강력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증권가의 낙관적인 해석에도 불구하고 대체 외국인들은 왜이렇게 팔아제끼는걸까요?

카카오 주가 :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는다.


외국인 매도세 이면을 이해하기위해서 현 미 바이든 정부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6월 9일 컬럼비아대학 리나 칸 교수가 FTC 위원장에 임명되며, 바이든 행정부는 본격적으로 반독점 규제에 대한 인사 행보를 시작했습니다. 7월 20일엔 조나단 켄터 교수가 반독점국장에 취임했습니다. 그는 '구글의 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죠.

바이든 정부는 반규제 독점을 주도하고 있다. / 출처 : 위키백과


이러한 반독점 규제의 저변에는 2017년 리나 칸 교수의 논문 'Amazon’s Antitrust Paradox' 이 있습니다. 현대의 반독점 행위를 재규정하는 논문인데요. 짧게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통적인 제조업 산업에서 반독점 행태는 소비자의 효용 침해(사회적 손실)로 연결됐습니다. 독점 기업이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이 그대로 피해받게되는 구조였죠.

반면 IT 산업에선 빅테크 기업들이 이용가격은 계속 내리고, 기업이 그 손실을 감내하며 산업 전반을 장악하는 형태를 취합니다. 아래 아마존의 매출과 영업이익 Graph를 보시죠.

아마존 매출과 순이익 / 출처 : 중앙일보 (상기 뉴스 링크)


보시면 매출이 급격히 성장하는 반면, 순이익은 큰 변동 없습니다. 아마존은 계속 플랫폼 이용가격을 낮추고, 합리적인 소비자들은 아마존만 찾게됩니다. 그 과정에서 기업 손실이 발생하지만 감내하고 산업을 장악해나갑니다.

그러고보면 대한민국에도 비슷한 기업 하나를 본적 있습니다. 몇몇 분은 떠올리셨을 수도 있겠네요. 쿠팡입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매출은 계속 증가하나 영업이익은 여전히 적자입니다. 그럼에도 산업 전반을 장악하고 있기에 기업가치는 매우 높은 가격에 책정되어있습니다.

쿠팡 실적 (파랑:매출 / 빨강:영업이익) / 출처 : 포쓰저널 (상기 뉴스 링크)


이처럼 바뀐 산업구조에 따라 기업들의 반독점 행태도 이전과는 달라졌습니다.

기업들의 경쟁업체 제거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제조업 기반에서 경쟁자 제거는 주로 '치킨게임'으로 이뤄졌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살아남은 방식도 '치킨게임' 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성장하기도 전에 인수합병(M&A)하며 흡수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빅테크 기업의 인수합병이 연일 이어지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입니다.

빅테크의 인수합병이 활발하다. / 출처 : 한국경제 (상기 뉴스 링크)


오죽하면 스타트업 기업들의 꿈이 엑싯(EXIT) 일까요? 대기업 자본에 인수합병되거나 투자금을 유치받아서 큰 이윤을 남기고 소유기업을 청산하는걸 엑싯(EXIT)이라고 합니다. 시장 안에서 가장 활발히 경쟁해야할 스타트업들의 경쟁의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먹힌다고 표현해야 알맞을까요?

스타트업의 꿈 EXIT : 시장의 경쟁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 출처 : MOTION ELEMENTS


그래서 미 바이든 정부는 지난 7월 9일 '미국 경제의 경쟁 촉진에 대한 행정명령' 에 서명하며 빅테크 M&A에 선전포고했습니다.
빅테크의 무분별한 M&A 행태가 곧 시장에서 경쟁을 사라지게 만들고 이는 시장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행위라고 해석했기 때문이죠.


미 바이든 정부는 반독점 행위를 새롭게 해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빅테크 기업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즉, 빅테크 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가 미국 트렌드가 된 것입니다.

증권가는 금융당국이 카카오에 1회성 규제를 한 것으로 판단하지만, 외국인들 생각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아마 미국 트렌드에 맞춰 공룡 플랫폼 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 예상하는 것이겠죠.

사실 대한민국은 반독점 행위로부터 관대한 편이었습니다. 삼성·LG·SK 등 대기업이 반독점하더라도 자발적으로 산업 혁신·사회적 환원을 한다고 보았죠. 하지만 이번 카카오의 반독점 행위는 시장을 해치고 오히려 사회적 손실로 연결된다고 해석하는 것 같습니다.

관련하여 KBS에서 아주 잘정리된 인터뷰 내용이 있습니다. 현 사태에 관심이 있다면 꼭 링크를 타고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카카오의 반독점 행태는 이미 소비자들의 피부에도 와닿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성향과 관계없이 카카오 규제에 찬성하는 유저들이 꽤 있습니다.

소비자들조차 카카오 규제에 옹호하고 있다

* 반규제 독점으로 보는 철학적 담론 : 자유주의는 정말 완벽한가?


혹자는 민주당의 카카오 규제를 중국 공산주의와 빗대어 비교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는 다른 케이스라고 보셔야합니다. 중국 공산주의 정부가 독점 기업을 규제하는 것은 몰수에 가까운 행위입니다. 이번 민주당의 카카오 규제 사태는 자유주의 시장에서 소규모 자본을 위한 보호법이라고 보시는게 타당합니다.

저 동탄참새는 얼마전 저자 패트릭 J. 드닌의 '왜 자유주의는 실패했는가 (자유주의의 본질적인 모순에 대한 분석)' 책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책에선 "자유주의 국가의 주요 역할 중 하나는 모든 제한 조건으로부터 개인들을 적극적으로 해방하는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더 풀어서 설명하기를, "(자유주의) 국가는 경쟁하는 개인들 사이에서 그저 심판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는 생산적 활동 특히 상업활동에 관여하는 우리의 능력을 보호함으로써 자연의 상태에서는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조건, 즉 자율적 개인이 자신의 성취를 끊임없이 확대할 수 있는 조건을 현실에서 확립한다." (p. 80)

카카오는 소규모 자본들이 들어와있는 곳으로 침투하여 대형 플랫폼의 힘으로 산업을 장악했습니다. 대형 플랫폼이 자리잡고 있는 산업에서 개인 또는 스타트업이 뛰어들어 경쟁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는 곧 자율적 개인이 자신의 성취 확대를 제한하는 조건에 해당할 것입니다.

그래서 바이든 정부나 대한민국 민주당이 반독점 규제 행보를 걷는 것은, 자유주의 국가론의 해석에 근거하여 개인이 자유로이 상업활동할 수 있게 보호조치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현 반독점 법은 현대의 실정에 맞지 않기 때문에, 바이든 정부는 재해석하고 개정하고 있는 것이죠.

앞서 말씀드린 리나 칸의 논문 'Amazon’s Antitrust Paradox' 에선 플랫폼의 독점을 불가피한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골목상권으로까지 침투하는 현상은 결국 자유주의 시장에서 자연스러운 행보입니다. 법이 허용하는 한, 기업은 최대 이윤을 추구할 것이고, 이는 독점의 행태로 귀결되는 것이죠.

현대 '자본주의''자유주의' 기저 개념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서부터 발전해왔습니다. 인간의 이기심을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데서 시작했죠. 인간은 이익을 향유하기 위해 끊임없이 서로 경쟁하고 더 좋은 방법을 연구할 것으로 봤습니다. 이런 이기심이 곧 사회를 발전시키고,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 속에서 무역을 활성화시키는 힘이라고 생각했죠.

카카오의 이윤을 추구하는 행보는 '자본주의''자유주의' 틀에서 크게 문제될 바 없어보입니다. 그렇지만, 세상은 애덤 스미스가 바라본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대기업이 이익을 향유할수록 시장 경쟁은 사라지고, 소비자는 일방적으로 공룡 플랫폼에 의존하게 됩니다. 사회는 정체되고 불평등은 심화됩니다. 자유주의는 성공을 거듭할수록 실패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자유주의의 근본적인 모순입니다.

자유주의가 성공할수록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된다. / 출처 : MOTIONS ELEMENTS

* 총평 : 앞으로···.


공룡 플랫폼의 규제는 불가피한 현상입니다. 하지만 스타트업 기업들의 업무 환경을 개선시키는 정책도 수반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규제 정책의 의도에 공감을 이끌어내기 힘들 것입니다.

아울러 현 카카오 규제는 바이든 정부의 행보와도 깊은 연관이 있어보입니다. 바이든 정부의 반독점 규제 흐름에 주목하시어 투자의견을 살펴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최근 증권가는 금번 카카오 규제 사태에 대해 별게 아닌 것처럼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지만, 카카오에 대한 공매도 비중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에 대한 공매도 금액은 여전히 많은 수치를 기록중이다.


앞으로 카카오 규제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요? 저는 조심스럽게 대형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가 계속될 것으로 의견내봅니다.

제 칼럼과 의견은 참고만 하시고, 투자자께서 다른 정보들도 잘 취합하셔서 종합·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이렇게 될것이다 미진하게 예측할 뿐이니까요 ^^

아무쪼록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 동탄참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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